2021년 5월 22일 토요일, 서귀포시 안덕면 일대를 하루 종일 걸으셨습니다. 화순곶자왈 생태탐방숲길에서 시작해 버스를 타고 산방산 앞에 내려 용머리해안의 층리 절벽을 걷고, 이어 송악산 둘레길과 형제해안로까지 이어지는 긴 여정이었습니다. 이번에도 41편(솔오름 편)과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오랜 친구 부부와 함께한 걸음이었습니다.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지형인 곶자왈의 원시림부터, 100만 년 전 화산활동이 빚어낸 용머리해안의 지층, 그리고 탁 트인 해안 절경까지 — 하루 만에 제주의 숲과 바다, 그리고 지질의 시간을 모두 걸어보신 셈입니다.
1. 화순곶자왈 생태탐방숲길 입구
화순곶자왈 생태탐방숲길 입구에 도착하자 안내소 건물과 안내판이 두 분과 친구 부부를 맞이했습니다. 곶자왈은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지형으로, 용암이 만든 넓은 대지 위에 크고 작은 바위와 나무가 뒤엉켜 원시림에 가까운 숲을 이룹니다. 화순곶자왈은 특히 북방한계식물과 남방한계식물이 한 숲 안에 공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세계적으로 희귀한 동식물 50여 종이 서식한다고 합니다.

▲ 화순곶자왈 생태탐방숲길 입구의 안내소와 안내판

▲ "자연 곶자왈·송이 산책로" 이정표 앞에 서신 아버지
2. 원시림 같은 곶자왈 숲길, 뒤엉킨 나무와 덩굴
곶자왈 숲길로 들어서자 곧게 자란 나무보다 뒤엉키고 굽이친 나무와 덩굴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화순곶자왈은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걷기에 부담이 없지만, 숲 내부에 갈림길이 많아 곳곳의 이정표를 잘 확인하며 이동해야 하는 코스이기도 합니다. 흰색 잠바 안에 흰색과 검은색 줄무늬 반팔을 입으신 아버지가, 숲길을 천천히 걸으셨습니다.

▲ 곶자왈 숲길에 선 아버지

▲ 화순곶자왈 숲길 중간에 놓인 나무 데크길

▲ 곶자왈 숲길, 친구 부인이 물 한 모금 마시며 함께 나무를 올려다보다
3. 곶자왈의 생태와 잣담 이야기
숲길 중간에 마련된 안내판에는 곶자왈의 생태와 역사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었습니다. 화순곶자왈에는 예로부터 소나 말을 방목하기 위해 쌓은 '잣담'이라는 제주 특유의 돌담도 남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안내판을 하나씩 읽어가며 걷는 재미도 곶자왈 탐방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 "잣, 잣담" 안내판. 소와 말을 방목하기 위해 쌓은 제주 특유의 돌담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습니다
4. 나뭇가지에 매달려 동심으로 돌아간 순간
숲길을 걷던 중, 늘어진 나뭇가지를 발견한 아버지가 마치 그네를 타듯 두 손으로 매달려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하셨습니다. 원시림 같은 곶자왈의 숲이 잠시 놀이터가 된 순간이었습니다.

▲ 늘어진 나뭇가지에 매달려 동심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5. 전망대에서 바라본 산방산
곶자왈 숲길을 따라 전망대에 다다르자 시야가 트이며 멀리 산방산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화순곶자왈 전망대는 방목 중인 목장 풍경과 함께 날씨가 좋은 날에는 한라산과 산방산까지 조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울창한 원시림을 지나온 뒤 만나는 이 탁 트인 풍경은 곶자왈 탐방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합니다.

▲ 화순곶자왈 전망대에서 바라본 산방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목장 초지 풍경
6. 버스를 타고 산방산·용머리해안으로
화순곶자왈 탐방을 마친 뒤, 부모님 일행은 버스를 타고 산방산 아래 용머리해안으로 이동하셨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7. 용머리해안, 100만 년 전 지층을 걷다
용머리해안은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있는 해안으로, 산방산과 맞닿아 있습니다. 마그마가 물을 만나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수성화산활동이 세 차례에 걸쳐 일어나며 만들어진 지형으로, 걷는 내내 켜켜이 쌓인 화산 지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지질명소이기도 합니다.

▲ 용머리해안 입구, 닻 모양 조형물 앞에 서신 아버지

▲ 용머리해안 층리 절벽을 배경으로 선 아버지. 뒤로 켜켜이 쌓인 화산 지층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 용머리해안의 하멜 기념 동상 앞에서, 나란히 앉으신 부모님

▲ 용머리해안 파노라마. 수천만 년의 시간이 쌓인 지층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8. 송악산, 붉은 난간길을 따라
용머리해안에서 이어 송악산으로 향하셨습니다. 송악산은 제주 최남단에 가까운 오름으로, 둘레길을 따라 걸으면 발아래로 넓게 펼쳐진 바다와 형제섬을 조망할 수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붉은 목재 난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을 걸으며 두 분은 초록빛 능선과 파란 바다가 맞닿은 풍경을 오래도록 눈에 담으셨습니다.

▲ 송악산 진입로. 붉은 난간을 따라 둘레길이 이어집니다
9. 형제해안로, 하루의 마무리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형제해안로입니다. 형제해안로는 형제섬을 마주보며 이어지는 해안도로로,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 형제해안로에서 바라본 해안 절경. 저 멀리 섬이 보입니다

▲ 형제해안로 표지석 앞에서, 하루의 여정을 갈무리하며
이날의 한마디
"곶자왈 들어갈 땐 이게 뭔 숲인가 싶었는데, 전망대에서 산방산 보고 나니까 다르더라. 거기다 용머리해안까지 걸으니 하루에 제주를 다 걸은 것 같더라고." — 아버지
📌 코스 정보 & 요약
- 일시: 2021년 5월 22일 (토)
- 장소: 서귀포 안덕면 화순곶자왈 생태탐방숲길 → 산방산 → 용머리해안 → 송악산 → 형제해안로
- 코스 개요: 화순곶자왈은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은 코스이며, 30분~1시간 30분 사이에서 시간에 맞춰 코스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후 용머리해안(지질트레일), 송악산 둘레길, 형제해안로까지 이어 걸으며 제주 서남부 해안의 대표 명소를 하루에 둘러보는 여정이었습니다.
- 동행: 부모님 + 아버지 친구 부부
- 난이도: 화순곶자왈은 평지 위주로 쉬운 편이나, 하루 동안 여러 코스를 이어 걷는 만큼 전체 이동 거리와 체력 안배가 필요합니다.
- 버스편: 282번 구터미널 승차 → 동광환승정류장4(제주방면) 하차, 도보 약 150m → 251번 동광환승정류장6(모슬포·운진항 방면) 환승 → 화순생태탐방로 하차, 도보 약 108m → 화순곶자왈생태탐방숲길 입구 (배차 간격이 넓을 수 있으니 방문 전 제주버스정보시스템에서 최신 시간표를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 주변 맛집: 용머리해안·사계리 인근에는 아래와 같은 식당들이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방문 여부는 확인되지 않아 참고용으로 안내드립니다).
- 산방산나들목 — 안덕면 소재, 흑돼지·갈치 요리로 알려진 식당
- 사계 해녀의 집 — 사계리 해녀들이 직접 채취·손질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곳
- 주변 코스: 산방산, 용머리해안, 송악산, 형제해안로는 도보로 서로 이어지는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의 일부이므로, 시간 여유가 있다면 하루 코스로 함께 묶어 걷기 좋습니다.
시니어를 위한 이 코스만의 팁
- 버스 환승 시간 여유 있게: 282번에서 251번으로 환승하는 구간이 있는 만큼, 배차 간격을 미리 확인하고 여유 있게 이동 계획을 세우시길 권합니다.
- 곶자왈은 편안한 신발 필수: 용암지대 특유의 돌부리가 많아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트레킹화나 운동화가 좋습니다.
- 용머리해안은 물때 확인 필수: 밀물 때나 기상이 나쁜 날에는 탐방로 일부가 통제될 수 있으니, 방문 전 관리사무소나 안내소에 문의하시길 권합니다.
- 하루 코스로 묶을 땐 체력 안배: 곶자왈-산방산-용머리해안-송악산-형제해안로를 하루에 다 걸으면 이동 거리가 상당하니, 중간중간 충분히 쉬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 준비물 실사용 후기
- 트레킹화: 곶자왈의 돌길과 용머리해안의 파식대 모두 미끄럼 방지가 중요한 구간이라 큰 도움이 됐습니다.
- 모자·마스크: 해안가는 볕이 강해 자외선 차단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 카메라: 원시림 숲길부터 지층 절벽, 해안 절경까지 담을 장면이 많았던 하루였습니다.
💬 아들의 질문 코너
Q. 오늘 하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A. (아버지) "나뭇가지에 매달렸던 거? 그거 찍을 때 다들 웃겨서 한참을 웃었어. 근데 진짜는 용머리해안이지. 지층 쌓인 거 보면서 이게 몇만 년 전 거라니까 신기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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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림 같은 곶자왈의 숲길에서 100만 년 전 지층이 드러난 용머리해안까지, 그리고 송악산과 형제해안로의 탁 트인 바다까지 — 제주 서남부의 숲과 바다, 지질의 시간을 하루에 걸어보신 여정이었습니다. 응원과 공감, 구독으로 부모님의 다음 발걸음도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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