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23일 일요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있는 산굼부리를 다녀오셨습니다. 이번에도 아버지의 오랜 친구 부부와 함께한 걸음이었습니다. 성곽 모양의 입구를 지나 구상나무길과 억새밭을 거쳐 정상에 올랐다가, 노란 꽃이 만발한 넓은 초지까지 두루 둘러보신 하루였습니다.
산굼부리는 다른 오름들과 달리 화산체를 거의 갖지 않고 평지에 커다란 구멍이 파인 독특한 지형입니다. 화산학적으로는 '마르(Maar)'라 불리는 함몰형 분화구로, 우리나라에서는 산굼부리가 유일하고 세계적으로도 일본과 독일에 몇 곳뿐인 희귀한 지형이라고 합니다.
1. 성곽 모양 입구를 지나 산굼부리로
매표소에서 받은 안내 팜플렛에는 산굼부리 전체 코스와 둘러보기 동선이 한눈에 담겨 있었습니다.

▲ 산굼부리 코스 안내 팜플렛
매표소를 지나면 현무암으로 쌓은 성곽 모양의 입구가 먼저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이 독특한 입구 앞에서 아버지가 먼저 인증샷을 남기셨습니다.

▲ 현무암으로 쌓은 성곽 모양 입구 앞에 서신 아버지
입구를 지나면 돌담을 두른 옛 건물과 함께, '화산탄(火山彈)' 안내판이 세워진 화산탄 전시 공간이 이어집니다. 화산 폭발 당시 튀어 오른 용암이 식으며 둥글게 굳어진 화산탄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곳입니다.

▲ '화산탄(火山彈)' 안내판과 함께 전시된 둥근 화산탄들
2. 구상나무길을 따라 정상으로
정원을 지나면 '구상나무길·전망대'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이 길을 따라 오르면 정상 전망대에 닿을 수 있습니다.

▲ '구상나무길·전망대'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
전망대로 오르는 길목, 친구 부부 중 한 분이 카메라를 목에 멘 채 재미있는 포즈로 한 컷 남기셨습니다. 나지막한 오르막이지만 사방으로 트인 전망 덕에 걸음마다 눈이 즐거운 구간입니다.

▲ 전망대로 오르는 길, 카메라를 목에 메고 포즈를 취하신 친구 부인
억새가 무성한 길을 따라 정상의 정자를 향해 걸으셨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 사이로 정상 정자의 지붕이 슬쩍 모습을 드러냅니다.

▲ 억새가 무성한 길을 따라 정상 정자로 향하는 길
3. 산굼부리 정상, 마르 분화구를 내려다보다
정상에 오르면 현무암을 쌓아 만든 정상 안내소와 표지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안내소 앞에서 먼 곳을 가리키며 한 컷 남기셨습니다.

▲ 현무암을 쌓아 만든 정상 안내소 앞에서

▲ '산굼부리' 정상 표지석 앞에서 포즈를 취하신 아버지
표지석 옆으로 다가서면 발아래로 마르 분화구의 신비로운 내부가 펼쳐집니다. 분화구 바깥둘레는 2,067m, 깊이는 100~146m에 달하며, 놀랍게도 백록담 분화구보다 폭과 깊이가 더 크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빗물이 고이지 않고 현무암 자갈층 사이로 흘러 나간다는 점이 이 분화구의 가장 신비로운 특징입니다.

▲ 산굼부리 분화구 내부. 원시림 같은 식생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4. 사슴 조형물과 드넓은 오름 조망
정상 부근에는 사슴 조형물이 놓여 있어 산굼부리 주변으로 펼쳐진 오름 군락을 배경 삼아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가 되어줍니다.

▲ 사슴 조형물 너머로 펼쳐진 제주 중산간 오름 군락
5. 노란 꽃 물결 가득한 드넓은 초지
정상에서 내려오면 노란 꽃(금계국)이 넓게 만발한 초지가 펼쳐집니다. 5월 말 산굼부리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포토 스팟 중 하나로, 이날도 온통 노란빛으로 물든 들판이 장관을 이뤘습니다.

▲ 노란 꽃이 가득 핀 산굼부리의 넓은 초지
6. 구상나무 열매와 아름드리 큰 나무
길가에 서 있는 구상나무에는 자줏빛이 도는 솔방울 열매가 가득 매달려 있었습니다. 가까이서 들여다본 열매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 구상나무 가지마다 매달린 자줏빛 열매
산책로 곳곳에는 아름드리 큰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걷다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았습니다.

▲ 넓게 가지를 뻗은 아름드리 큰 나무
7. '산굼부리' 글자 조형물과 함께
노란 꽃밭 한편에는 '산굼부리'라 새겨진 대형 글자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어, 이곳을 다녀갔다는 인증샷을 남기기 좋은 장소입니다. 아버지와 친구분이 나란히 그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사진에 담겼습니다.

▲ '산굼부리' 글자 조형물을 향해 걸어가는 아버지와 친구분
8. 어머니와 함께, 넓은 초지를 배경으로
노란 꽃밭 산책로 한편에서 어머니도 환하게 웃으며 한 컷 남기셨습니다. 주황빛 모자와 보라색 옷차림이 초록빛 풍경과 잘 어우러졌습니다.

▲ '산굼부리' 글자 조형물이 보이는 산책로에서 환하게 웃으신 어머니
세 분이 넓은 초지 위에서 팔을 뻗고 몸을 기울인 채 함께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하며 이날의 산책을 유쾌하게 마무리하셨습니다.

▲ 넓은 초지 위에서 세 분이 함께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한 모습
이날의 한마디
"분화구를 내려다보는데 백록담보다 크다는 게 믿기지가 않더라. 근데 물이 하나도 안 고여 있다니, 그게 더 신기했어." — 아버지
📌 코스 정보 & 요약
- 일시: 2021년 5월 23일 (일)
- 장소: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굼부리
- 코스 개요: 산굼부리는 천연기념물 제263호로 지정된 마르(Maar)형 분화구입니다. 비고 31m에 불과한 낮은 언덕이지만 분화구 깊이는 100~146m, 폭은 약 635m에 달해 한라산 백록담 분화구보다 크며, 물이 고이지 않는 배수성 지형이 특징입니다. 분화구 안에는 난대성과 온대성 수목이 함께 자생해 약 450여 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동행: 부모님 + 아버지 친구 부부
- 난이도: ★☆☆☆☆ (완만한 오르막과 산책로 위주로 시니어 분들도 무리 없이 완주 가능)
- 버스편: 281번 청소년문화회관 승차 → 교래입구 하차, 도보 약 70m → 222번 비자림·교래입구 승차 → 산굼부리 하차, 도보 약 59m → 산굼부리 입구 (환승이 필요한 노선이니 배차 간격을 미리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 주변 맛집: 산굼부리에서 차로 약 6분 거리에 교래 흑돼지 본점(조천읍 교래4길)이 있습니다. 두툼한 오겹살·목살로 구성된 흑돼지 모둠을 전문으로 하며 무료 주차가 가능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 실제 방문하신 곳인지는 확인되지 않아 참고용으로 안내드립니다.
- 주변 코스: 비자림, 교래자연휴양림 등이 인근에 있어 함께 묶어 걷기 좋습니다.
시니어를 위한 이 코스만의 팁
- 버스 환승 시간 여유 있게: 281번에서 222번으로 환승하는 구간이 있으니 배차 간격을 미리 확인하고 이동하시길 권합니다.
- 꽃 시즌 방문 추천: 5월 말에는 노란 금계국이 만발해 있어 이 시기에 방문하시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정상 전망대는 볕이 강함: 억새길과 정상 부근은 그늘이 적은 편이니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를 챙기시길 권합니다.
- 완만하지만 오르막 있음: 전체적으로 어렵지 않은 코스지만 정상까지 약간의 오르막이 있어 편안한 신발을 추천드립니다.
🎒 준비물 실사용 후기
- 모자·선글라스: 억새길과 정상 부근은 그늘이 적어 자외선 차단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 카메라: 노란 꽃밭, 분화구 조망, 구상나무 열매까지 담을 장면이 많았던 하루였습니다.
- 편안한 운동화: 완만한 오르막이지만 걷는 거리가 있어 편한 신발이 유용했습니다.
💬 아들의 질문 코너
Q. 오늘 코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A. (어머니) "노란 꽃밭이 그렇게 넓게 펼쳐질 줄 몰랐어.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데 정말 장관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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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언덕인데도 백록담보다 크고 깊은 분화구를 품은 산굼부리. 노란 꽃 물결과 억새길, 그리고 신비로운 마르 분화구까지 — 오랜 벗과 함께 걸으며 제주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난 하루였습니다. 응원과 공감, 구독으로 부모님의 다음 발걸음도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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