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2일 수요일, 부모님께서는 지인 부부와 함께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거문오름을 다녀오셨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사전 예약과 해설사 동행이 필수인 곳이라, 이번엔 넷이 함께 태극길 코스 전체를 걸으며 용암동굴계의 신비와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까지 두루 마주하고 오셨습니다.
1. 거문오름, 예약이 필요한 특별한 탐방
거문오름은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정상 코스(1.8km, 약 1시간), 분화구 코스(5.5km, 약 2시간 30분), 그리고 이번에 걸으신 태극길 전체 코스(10km, 약 3시간 30분)까지 세 갈래로 나뉘어 있는데, 어느 코스든 해설사와 동행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 거문오름 트레킹 정보 안내도
건물 매표소를 지나 탐방이 시작됐습니다.

▲ 거문오름 탐방안내소, 마스크 쓴 돌하르방이 반겨주었습니다
2. 철쭉 핀 주차장에서 탐방로 입구까지
주차장 주변엔 분홍 철쭉이 한창이었습니다.

▲ 철쭉이 만개한 주차장 풍경
탐방로 입구를 지나 본격적인 숲길로 들어섰습니다.

▲ 저 멀리 오름 능선이 보이는 탐방로 입구

▲ 울창한 숲으로 이어지는 탐방로 초입
3. 태극길탐방로 능선을 따라
'태극길탐방로 능선'이라 적힌 표지판을 지나며, 다른 탐방객들도 함께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 태극길탐방로 능선 표지판 앞에서
전망대에 오르자 주변 오름들의 이름을 알려주는 파노라마 안내판이 있었습니다.

▲ 전망대에서 본 주변 오름 파노라마 안내판
4. 정상 456m, 물 한 모금의 여유
거문오름 정상, 456m 표석 앞에서 아버지가 물병을 손에 쥐고 포즈를 취하셨습니다. 흐린 날씨였지만 그 흐릿함마저도 이 오름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잘 어울렸습니다.

▲ 정상 456m 표석 앞에서 물병을 들고 포즈를 취한 아버지
데크길을 따라 앞서 걷는 지인분과, 뒤따르는 아버지의 뒷모습도 사진으로 남았습니다.

▲ 나무 데크길, 앞쪽이 지인분 뒤쪽이 아버지
전망대에는 이날 함께 탐방하던 다른 방문객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이라 그런지, 다들 조용히 풍경에 집중하는 분위기였습니다.

▲ 전망대에서 함께 풍경을 바라보는 탐방객들
5. 용암동굴계가 빚어낸 신비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설명하는 안내판 앞에서 아버지가 사진을 남기셨습니다. 이 오름 하나에서 뻗어 나온 용암이 김녕굴, 만장굴 같은 유명한 동굴들까지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습니다.

▲ 용암동굴계 형성과정 안내판 앞에서
6. 분화구를 향해, 그리고 용암이 남긴 흔적들
'분화구' 방향을 알리는 표지판을 지나니 넓은 초지가 펼쳐졌습니다.

▲ 분화구 방향을 알리는 표지판과 넓은 초지
'용암 붕괴도랑'이라는 독특한 지형도 만났습니다. 용암동굴의 천장이 무너지며 만들어진 깊은 계곡이라는데, 겨울에도 늘 푸른 나무들이 자란다고 해서 하늘에서 보면 숲 사이로 도랑의 흔적이 뚜렷하게 보인다고 합니다.

▲ 용암 붕괴도랑(용암협곡) 안내판
이끼 낀 바위 사이로 뚫린 어두운 동굴 입구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 고사리 사이로 보이는 동굴 입구
7. 계단을 오르며
숲 사이 나무 계단을 여러 사람이 함께 오르는 모습도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 나무 계단을 오르는 탐방객들
8. 일본군 갱도진지, 잊지 말아야 할 흔적
거문오름 곳곳에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만든 갱도진지가 남아 있었습니다. 안내판에는 당시 일본군이 제주 전역에 130여 개, 거문오름에만 10여 개의 진지 동굴을 만들었다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해설사의 설명을 함께 듣는 여러 사람들의 표정에서, 아름다운 자연 속에 새겨진 아픈 역사의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 일본군 갱도진지 해설을 듣는 탐방객들과 실제 갱도 입구
9. 풍혈과 화산탄
바위틈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온다는 '풍혈' 안내판도 있었습니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바람이 나온다니, 자연이 만든 자연 냉난방인 셈이었습니다.

▲ 이끼 낀 바위 사이, 풍혈 안내판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화산탄'에 대한 설명판도 지나쳤습니다.

▲ 화산탄 안내판
10. 거문오름 수직굴, 가장 특별한 용암동굴
거문오름 수직굴은 일반적인 용암동굴과 달리 수직으로 발달한 독특한 형태라고 합니다. 깊이가 35m에 이르고, 2층 동굴의 천장이 무너지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는 설명이 안내판에 적혀 있었습니다. 철망으로 막힌 입구 너머 깊은 어둠을 들여다보니, 이 땅 아래 감춰진 시간의 깊이가 짐작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 거문오름 수직굴 안내판과 철망으로 막힌 실제 굴 입구
11. 노란 계단을 올라가며
정상을 지나 하산길에 접어들자, 미끄럼 방지 테이프가 붙은 노란 계단이 이어졌습니다. 아버지가 카메라를 들고 이 장면을 담으셨는데, 정면에서 환하게 웃으며 계단을 올라가시는 분은 지인분이었고, 그 뒤로 지인분의 아내와 어머니가 함께 걸어 올라오고 계셨습니다.

▲ 밝게 웃으며 계단을 올라가시는 지인분, 뒤로 지인 아내와 어머니 (아버지가 촬영)
12. 자연순환센터로, 하산의 마무리
'자연순환센터 가는길' 표지판 앞에서 아버지와 지인 부부, 세 분이 나란히 서서 길을 살펴보셨습니다.

▲ 자연순환센터 가는길 표지판 앞에서 길을 살펴보는 아버지와 지인 부부
13. 제주세계자연유산, 그리고 태양광 발전시설
탐방로 끝자락, '제주세계자연유산 지구이오니 허가없이 출입을 금합니다'라고 적힌 표지판 앞에서 아버지가 마지막 인증사진을 남기셨습니다. 뒤로는 태양광 패널이 넓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 제주세계자연유산 표지판 앞에서
아버지와 지인 부부, 세 분이 국제트레킹센터 건물로 향하는 모습으로 3시간 30분의 탐방이 마무리되어 갔습니다.

▲ 트레킹센터 건물로 향하는 아버지와 지인 부부
14. 네 사람의 발자국
마지막으로 남긴 사진은 네 사람의 등산화가 동그랗게 모인 모습이었습니다. 파란색 운동화가 아버지 것이었는데, 이 한 장에 그날 함께 걸은 네 분의 발걸음이 고스란히 담긴 것 같아 오래도록 눈이 갔습니다.

▲ 네 사람의 등산화가 모인 마무리 사진
이날의 한마디
"예약하고 해설사님이랑 같이 가는 데라 처음엔 좀 불편할까 싶었는데, 오히려 설명을 들으면서 걸으니까 훨씬 깊이 있게 보이더라. 특히 일본군 갱도 얘기 들을 땐 마음이 좀 무거워졌어." — 아버지
📌 코스 정보 & 요약
- 일시: 2021년 6월 2일 (수)
- 장소: 제주시 조천읍 선교로 569-36, 거문오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 코스 개요: 거문오름은 정상 코스(1.8km, 1시간)·분화구 코스(5.5km, 2시간 30분)·태극길 전체 코스(10km, 3시간 30분) 세 갈래로 나뉘며, 이번엔 전체 코스를 걸으셨습니다. 모든 코스는 사전 예약과 해설사 동행이 필수입니다.
- 동행: 부모님 + 지인 부부
- 버스편: 281번(청소년문화의집 승차 → 교래입구 하차) → 212번(교래입구 승차 → 대천환승정류장 하차) → 810-2번 급행(대천환승정류장 승차 → 거문오름탐방안내소 하차) 순으로 환승하시면 됩니다.
- 난이도: ★★★☆☆ (초반 계단 구간이 있으나 전반적으로 완만한 숲길)
- 예약 방법: 세계자연유산센터 홈페이지(wnhcenter.jeju.go.kr) 또는 전화(064-710-8980~1)로 탐방 전달 1일 오전 9시부터 예약 가능하며, 매주 화요일은 자연휴식일로 휴무입니다.
- 주변 맛집: 거문오름 바로 앞 거문오름식당(조천읍 선교로 196)이 갈치조림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날 실제 방문하신 곳인지는 확인되지 않아 참고용으로 안내드립니다.
- 주변 명소: 선흘 동백동산, 에코랜드가 차로 10분 내외 거리에 있어 함께 묶어 다니기 좋습니다.
시니어를 위한 이 코스만의 팁
- 예약 필수, 여유 있게 도착: 예약 시간 10분 전 도착해 매표와 출입증 수령을 마쳐야 하니, 여유 있게 이동하시길 권합니다.
- 등산 스틱 반입 불가: 다른 코스와 달리 스틱·우산 사용이 금지되니, 대신 편한 운동화와 무릎 보호대를 준비하시면 좋습니다.
- 물과 비상식량만 허용: 간식은 사탕이나 초콜릿 정도만 가능하니, 미리 든든히 식사하고 가시는 걸 권합니다.
🎒 준비물 실사용 후기
- 생수: 정상 표석 앞에서 물 한 모금이 큰 힘이 됐다고 하셨습니다.
- 편한 운동화: 스틱 없이 걷는 코스라 발에 편한 신발이 특히 중요했습니다.
- 마스크: 실내 매표소와 해설 구간에서 요긴하게 쓰였습니다.
💬 아들의 질문 코너
Q. 오늘 코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A. (아버지) "수직굴 봤을 때가 제일 신기했어. 35m 깊이라는데 철망 사이로 들여다보니까 그 깊이가 실감이 안 나더라고."
🏔️ 제주 한라산·오름 총정리 - 부모님이 직접 걸어본 24개 코스 (전체 시리즈 정리편)
🥾 제주 오름·숲길 추천 7곳|부모님이 직접 걸어본 24개 코스에서 골라본 곳
◀ 이전 이야기 - 예래생태체험관 - 대왕수천 습지길과 갯깍주상절리대, 논짓물 바닷물놀이 (2021.05.30)
다음 이야기 ▶ - 올레7코스 (2) - 외돌개부터 이중섭거리, 자구리공원까지 (2021.06.03)
세계자연유산이라는 이름이 마냥 거창하게만 느껴졌었는데, 직접 걸어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용암이 빚어낸 신비로운 지형과 그 위에 새겨진 아픈 역사까지, 하루 안에 참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오름이었습니다. 마지막에 남긴 네 사람의 등산화 사진처럼, 함께 걸었던 그 발걸음들이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응원과 공감, 구독으로 부모님의 다음 발걸음도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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