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18일 금요일, 제주에서 1년 살이를 하시던 부모님은 서귀포로 향하셨습니다. 걸매생태공원과 칠십리시공원을 지나 천지연폭포까지 걸은 뒤, 서귀포항과 정겨운 골목길까지 이어지는 하루였습니다. 폭포의 시원한 물소리부터 항구의 잔잔한 풍경, 골목 담벼락의 알록달록한 그림들까지, 서귀포의 여러 얼굴을 한 번에 만날 수 있었던 산책이었습니다.
그동안 걸으셨던 올레길이 대부분 해안이나 마을길이었다면, 이날은 폭포와 항구, 옛 성터와 골목이 한데 어우러진 서귀포 도심 구간이었습니다. 자연과 사람의 흔적이 겹쳐 있는 길을 걸으며, 부모님은 유독 사진을 많이 남기셨습니다.
1. 걸매생태공원에서 시작된 아침 산책
이날 걷기는 걸매생태공원에서 시작했습니다. 공원 안쪽으로 들어서니 연분홍 꽃을 가득 피운 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초여름 녹음 사이로 피어난 꽃빛이 산책의 시작을 은은하게 물들여 주었습니다.

▲ 걸매생태공원에서 만난 연분홍 꽃나무
2. 칠십리시공원을 지나 천지연폭포 입구까지
공원을 지나 계속 걸으니 어느새 천지연폭포 입구에 다다랐습니다. 매표소 앞에는 제주 전도가 그려진 커다란 안내판이 서 있었고, 아버지는 그 앞에 서서 오늘 걸을 길을 가늠해 보시는 듯했습니다. 입구 양옆으로는 정겨운 돌하르방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 천지연폭포 입구 매표소 앞, 안내판을 보시는 아버지
부모님이 당시 남긴 기록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칠십리시공원에서 나와 계단으로 천지연폭포 500m 가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3. 폭포 가는 길
매표소를 지나 폭포까지는 약 500m 남짓한 숲길이 이어졌습니다. 짙은 상록수 그늘 아래로 난 돌길을 따라 걸으며, "폭포 가는 길" 이정표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남기셨습니다.

▲ 울창한 숲길을 따라 이어진 천지연폭포 가는 길
4. 천지연폭포에 도착하다
부모님은 당시 짧게 이렇게 기록하셨습니다.
"천지연폭포 도착함."
숲길이 끝나는 곳에 다다르자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천지연폭포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天地淵(천지연)"이라 새겨진 표지석 너머로 절벽을 타고 쏟아지는 폭포수가 보였습니다. 넓은 못 주변으로는 다른 방문객들도 걸음을 멈추고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고 있었습니다.

▲ 표지석 너머로 시원하게 쏟아지는 천지연폭포
폭포를 배경으로 아버지도 사진 한 장을 남기셨습니다. 여름 초입의 짙은 녹음과 어우러진 폭포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 천지연폭포를 배경으로 선 아버지
5. 폭포를 뒤로하고 걷는 길
부모님의 기록에는 폭포를 나오는 길에 대해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나가는 산책길에 포토존이 여러곳에 보임."
폭포 구경을 마치고 돌아 나오는 길에도 볼거리가 이어졌습니다. 나무 난간이 놓인 돌다리 양옆에는 마스크를 쓴 돌하르방 한 쌍이 서 있어 코로나 시기의 풍경을 담고 있었습니다.

▲ 마스크를 쓴 돌하르방이 지키는 돌다리
돌아 나오는 산책로에서 아버지는 스마트폰을 들고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셨습니다.

▲ 산책로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포즈를 취하신 아버지
6. 곳곳에 숨은 포토존들
천지연폭포 주변 산책로 곳곳에는 뜻밖의 포토존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숲 사이에 하얀 꽃으로 장식된 웨딩아치가 놓여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 숲 사이에 놓인 웨딩아치 포토존
천지연 용의 전설을 담은 원형 조형물 앞에서는 조형물에 새겨진 "금빛 여의주"에 손을 대신 어머니의 모습이 사진으로 남았습니다.

▲ 용의 전설을 담은 원형 조형물 앞에서, 여의주에 손을 대신 어머니
작은 보를 건너는 돌 징검다리 구간에서는 구명튜브가 걸린 안전대가 눈에 띄었습니다.

▲ 작은 보를 가로지르는 돌 징검다리
물을 가로지르는 돌 보 위에서도 아버지는 카메라를 향해 웃음을 지어 보이셨습니다.

▲ 물길을 가르는 돌 보 위에서 포즈를 취하신 아버지
7. 하영올레 표시를 따라, 천지연 생수궤와 주차장 조망
천지연폭포를 나선 부모님은 길에서 만난 걷기길 표시를 따라 걸음을 이어가셨습니다. 당시 기록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천지연폭포에서 하영올래 표시 따라 걸어감."
산책로 한편에는 "천지연 생수궤"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안내판이 있었습니다. 예전 서귀포 사람들이 식수를 구했던 장소라는 설명이 적혀 있었습니다.

▲ 천지연 생수궤의 유래를 설명하는 안내판
나무 사이로는 천지연폭포 주차장이 내려다보였습니다. 부모님은 이 장면을 이렇게 짧게 남기셨습니다.
"걸어가는 길목에서 본 천지연 주차장"

▲ 나무 사이로 내려다본 천지연폭포 주차장
8. 서귀포항에서 바라본 새연교
서귀포항 쪽으로 걸음을 옮기던 길에는 연분홍빛 무궁화꽃이 곱게 피어 있어 걸음을 멈추고 사진에 담으셨습니다. 부모님의 기록에는 이렇게 남아 있습니다.
"서귀포항에 활짝핀 무궁화꽃이 탐스럽다."

▲ 길가에 곱게 핀 무궁화꽃
서귀포항에 다다른 아버지는 방파제에 걸터앉아 잠시 숨을 고르셨습니다. 멀리로는 새섬을 잇는 하얀 사장교, 새연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 서귀포항 방파제에서, 멀리 새연교를 바라보며
9. 골목길에서 만난 그림들
서귀포항을 지나 마을 쪽으로 접어드니 담벼락마다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칠십리 문화특화거리라는 이름답게, 물고기와 파도를 그린 벽화가 골목에 생기를 더하고 있었습니다. 차를 타고 지나쳤다면 눈에 담지 못했을 그림들이 걷는 걸음마다 하나씩 눈에 들어왔습니다. 부모님은 이 길을 이렇게 기록하셨습니다.
"도로 옆의 그림들이 정겹다."

▲ 칠십리 문화특화거리에서 만난 벽화
골목을 지나던 중 들른 한 가게 안에는 제주의 풍경과 인물을 담은 알록달록한 포스터 그림들이 벽 한 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 가게 안 벽면을 가득 채운 제주 테마 포스터 그림들
10. 서귀진지에서 만난 옛 성터
골목 한편에는 옛 진지의 흔적인 서귀진지가 남아 있었습니다. 검게 그을린 듯한 돌담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 서귀진지에 남은 옛 돌담
돌담 옆에는 서귀진지의 역사를 설명하는 안내판도 함께 서 있었습니다.

▲ 서귀진지의 역사를 설명하는 안내판
11. 정겹고 멋스런 골목길, 마지막 발걸음
산책의 마지막 구간을 부모님은 이렇게 남기셨습니다.
"정겹고 멋스런 골목길"
"서귀포 이야기"라는 제목의 시화 벽 앞에서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카메라를 향해 웃어 보이셨습니다. 해바라기가 그려진 담벼락 앞에서, 한나절 걸은 서귀포의 골목이 그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 "서귀포 이야기" 시화 벽 앞에서, 산책의 마지막 순간
이날의 한마디
"정겹고 멋스런 골목길"
📌 코스 정보 & 요약
- 일시: 2021년 6월 18일 (금)
- 장소: 걸매생태공원·칠십리시공원·천지연폭포·서귀포항·서귀진지 (제주 서귀포시 일대)
- 코스 개요: 걸매생태공원과 칠십리시공원을 지나 천지연폭포까지 걸은 뒤, 서귀포항과 새연교를 조망하고 골목길의 벽화와 서귀진지를 둘러본 뒤 정겨운 골목길로 마무리한 하루입니다. 거리·소요시간은 당시 기록에서 확인되지 않아 별도로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2021년 6월 방문 당시 기준이며, 최신 정보는 방문 전 다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 동행: 부모님
- 난이도: ★★☆☆☆ (대체로 평탄한 공원길과 폭포 산책로, 항구와 골목까지 이어지는 도심형 코스 — 개인의 체력과 걸음 속도에 따라 체감 난이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천지연폭포 입장료: 현재 공식 안내 기준 성인 2,000원 / 만 65세 이상 무료입니다. (2021년 당시 정보가 아니라 현재 공식 안내를 확인해 추가한 참고정보이니, 방문 전 다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 이동 방법: 이날 부모님은 버스를 타지 않고 숙소에서부터 걸매생태공원과 천지연폭포까지 도보로 이동하셨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서귀포 시내에서 천지연폭포 방면 버스로도 이동할 수 있으며, 노선과 배차 간격이 자주 바뀌므로 출발 전 제주버스정보시스템(bus.jeju.go.kr)에서 최신 시간표를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 참고: 천지연폭포 산책로는 그늘이 많은 편이지만, 서귀포항과 골목길 구간은 그늘이 적으니 더운 계절에는 모자와 물을 넉넉히 챙기시길 권합니다.
시니어를 위한 이 코스만의 팁
- 폭포 가는 길은 돌길입니다: 숲길이 아름답지만 바닥이 고르지 않은 돌길이 이어지니, 미끄럼 방지가 잘 되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습니다.
- 서귀포항 방파제는 조심히 걸으세요: 바닷바람이 강한 날에는 방파제 위가 미끄러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 골목길 벽화는 천천히 감상하세요: 칠십리 문화특화거리와 서귀진지 주변 골목은 걷는 속도를 늦추고 둘러보면 숨은 그림들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천지연폭포와 서귀포항은 도보로 이어집니다: 두 곳을 함께 묶어 걸으면 도심 속에서도 자연과 항구, 골목의 정취를 한 번에 즐길 수 있습니다.
🎒 준비물 실사용 후기
이날 부모님은 여름 초입의 더위를 대비해 가볍게 걷기 편한 옷차림과 챙 넓은 모자를 챙기셨습니다. 천지연폭포 산책로는 돌길이 많아 걷기 편한 신발이 도움이 되었고, 서귀포항과 골목길 구간에서는 그늘이 적어 모자와 물이 특히 유용했습니다. 곳곳의 풍경과 벽화를 담기 위해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번갈아 사용하며 이날의 산책을 기록하셨습니다.
💬 아들의 질문 코너
Q. 천지연폭포는 몇 번째로 보시는 거예요?
A. (아버지) "예전에도 몇 번 왔었지만, 올 때마다 물줄기가 다르게 느껴져. 오늘은 유독 시원하게 쏟아지더라고."
Q. 서귀포항에서 새연교를 바라보실 때 무슨 생각 하셨어요?
A. (어머니) "저 다리를 건너면 새섬에 갈 수 있다는데, 다음엔 저기도 한번 걸어보고 싶더라고."
천지연폭포의 시원한 물소리로 시작해 서귀포항의 잔잔한 바다, 그리고 골목 담벼락의 알록달록한 그림들까지, 이날은 서귀포의 여러 얼굴을 한 번에 만난 하루였습니다. 자연과 항구, 옛 성터와 골목길이 한 걸음 안에 이어져 있다는 것이 서귀포 도심 산책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사진을 정리하며, 폭포 앞에서도 골목 벽화 앞에서도 한결같이 밝게 웃으시던 모습이 오래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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